나는 보통 사람이다.

하루의 생활 Plan 을 일어나서 정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잠도 하루 6~8시간씩 자고, 모자르면 주말에 몰아서 잔다.

하루 1시간 이상 목적 없이 논다.

집에서는 급한 일이 아니면 책을 못 본다. 카페라도 가야 책 한 자라도 읽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FLOW 상태로 돌입하려면 오랜 시간의 의식적인 집중이 필요하다.

서울 4년제 학사를 졸업하였고, 학점도 4점이 안 된다.

프리젠테이션 / 영어 기피증이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나는 보통 사람보다 못하다.

예체능 그 어느 것에서도 잘 알거나 잘 하는 게 없다. 남자들의 스포츠 당구, 농구, 축구, 탁구 도 전혀 못하고, 악기도 못 다룬다.

손재주가 아주 꽝이다. 리본 묶는 것을 아직도 못한다. 당연히 옷 개기 같은 걸 한 번 보고 따라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기본이 잘 안 닦여 있다. 나의 중/고등학교 학업은 대체 어디로 간건지... 

게다가 컴공인데도 불구하고 수학 혐오증이 있다.

책은 자기계발서에만 빠져 있다 보니 문학, 경제, 사회, 상식, 예체능, 비문학 등등의 지식 수준이 미천하다.

모르는 사람, 혹은 친하지 않은 사람과의 우연한 만남, 혹은 대면이 부담스럽다.

다재다능한 사람들을 향한 열등감을 갖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하루를 72시간으로 살고 있는 것 같다.

난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보통 사람으로라도 살려면 어디서부터 메꿔야 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는 현재에 대한 개선의 갈망이 있다.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 수준은 적당하게 조절해야 하겠지만...)

내 껍데기가 우산 역할이 되어 알맹이를 가려 주는 것을 경계한다.

내 업무 환경과 product 에 대한 개선 사항을 항상 고민하고, 또 정리한다.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쌓아두거나 푸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개선하는 행동으로 옮겨 왔다.


그렇기 때문에 병특 때 형상관리 업체에서 개밥 먹기를 시도하려는 조직에 SVN, Trac 을 쓰자고 제안하는 다소 황당한 제안을 했고, 교육 및 저장소 관리 등을 맡는 조건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빠른 업무 체계화에 도움을 주었다.

(사실 개밥먹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개밥먹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때의 솔루션은 사용성 측면에서 너무 불편했었다. 일례로, CVS -> 형상관리 post-hook sync 기능을 커스터마이즈로 개발하여 납품을 했었다. 사용성 측면에서 CVS 를 대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개밥먹기를 하지 않게 되어 버렸지만, 개밥먹기를 하더라도 SVN, Trac 을 사용해 보고 개밥먹기를 했어야 했다 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그룹의 신입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나의 길이 아닌 곳으로 입사했다라는 생각에 계속 빠져 있었고, 그 생각 하나로 제주도에 있는 더 작은 회사로 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물론 현재의 회사도 포털 분야에서 No. 2 이긴 하지만 로컬 회사이고 규모에서 상대가 안되는 건 사실이니까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라고 표현하였다. 그냥 보았을 때는 작은 회사가 아니긴 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identity 는 개선, 진보이고 나에게서 identity 를 빼앗으면 나는 보통 사람만도 못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보통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도 하겠지만, 우선적으로 나의 identity 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를 세우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아 비판 또한 개선 활동 중 하나이다.)

나와 co-work 하거나 내 성향을 이해하고픈 사람들도 나에게서 많은 것을 이끌어 내려면, identity 하나 만큼은 우선적으로 신경써 주길 희망한다.


팀웍이란 팀의 개개인에 대한 identity 를 살려서 여러 가지 색을 섞어 하나의 접점을 만드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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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art